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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6

【박동서 씨】 나무에 예술을 담는 아빠의 도전기

2015-12-01 뷰카운트36191 공유카운트31

남들보다 거칠고 투박한 손이지만, 동서 씨의 손을 거치면 평범한 나무조각도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한때 불의의 사고로 가시투성이가 되어버린 삶이었지만 기프트카를 만나고 새롭게 자신의 삶을 다듬기로 한 동서 씨를 지금 만나보겠습니다.


나무와의 인연이 시작되다

17살의 앳된 박동서 씨는 세상에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건강한 신체와 뭐든 할 수 있다는 열정만으로 용감히 사회에 발을 내디딘 어린 소년은 우연한 기회에 나무입체조각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나무를 어루만지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며 목공에 매료되기 시작할 무렵, 동서 씨의 적성을 알아본 지인이 가구 공장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동서 씨는 그곳에서 근무하며 본격적으로 목공의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나무로 무엇을 만들까 구상할 때부터 이미 즐거워요. 머릿속에 있는 가구들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 내는 일은 참 재미있죠. 목재를 가지고 새로운 가구나 소품을 만들 때면 항상 예술품을 만들어 낸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더 나은 가구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던 동서 씨는 그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인테리어 가게를 차렸습니다. 남다른 목공 기술과 인테리어 감각으로 가게는 차츰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업 성공과 동시에 인생의 반쪽인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리기도 했습니다. 한눈에 서로의 인연임을 알아본 두 사람은 남들보다 일찍 가정을 꾸렸습니다. 어린 부부였지만 항상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며 사랑했습니다. 노력하는 만큼 번창하는 사업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까지, 그야말로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던 동서 씨에게 위기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믿고 싶지 않은 사고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한 동서 씨는 맡은 일을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겨울,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난 그 날 일정에 맞춰 시공을 마무리하기 위해 새벽부터 집을 나섰습니다. 동이 트지 않은 겨울 새벽은 캄캄했고, 밤새 내린 눈으로 도로는 새하얗게 뒤덮였습니다. 길이 꽁꽁 언 탓에 운전은 쉽지 않았고, 일순간 바퀴가 미끄러지며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렇게 불의의 사고로 척추 신경이 손상된 동서 씨는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실감이 안 났어요. 금방 일어나겠지, 괜찮아지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몸이 예전과 달랐어요. 거동이 불편해지고 타인의 도움 없인 생활이 어려워졌죠. 그제야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절망하게 되었어요.”

‘설마’라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불의의 사고는 탄탄대로이던 동서 씨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고, 부족함이 없던 가정형편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치료비로 인해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절망에 빠진 동서 씨는 매일 술에 의지하기 시작하며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악몽 같은 시간을 견뎌

희망을 잃고 방황하길 수십 개월, 동서 씨의 삶엔 절망과 눈물뿐이었습니다. 모든 걸 다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동서 씨에겐 끝까지 내 편이 되어 준 가족이 있었습니다. 동서 씨의 재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아내와 딸들은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이 참 힘들었어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제 모습이 창피해 자꾸 숨고만 싶었어요. 그렇게 현실을 외면하고 방황하다 보니 2년이란 시간이 지났더군요. 그제야 제 곁에 있던 가족들이 보였고 정말 미안한 마음뿐이었어요. 가족들이 참 많이 힘들었겠다 생각을 하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남편의 사고와 방황에 누구보다 힘들었을 아내 정미금 씨는 그때를 회상하며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남편을 대신하여 가장의 자리를 메우는 자신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몸이 불편해진 남편이 더 힘들었을 거라 말하는 미금 씨. 악몽 같은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가족이라는 단단한 울타리 덕분이었는지 모릅니다.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눌 가족이 있기에 동서 씨는 어둠의 시간을 깨고 제2의 인생을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제대로 된 재활 치료를 받을 경제적 여유가 없어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무거운 배낭까지 짊어지고는 매일 아차산을 올랐습니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 탓에 넘어지고 또 넘어졌지만 그래도 매번 다시 일어나 산에 올랐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꼬박 1년여를 꾸준히 산에 오르다 보니 기적처럼 조금씩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활 성공이란 기적을 보여준 동서 씨는 새 출발을 다짐하며 굳은 각오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곤 했습니다.


가구는 내 운명

취업 실패로 실의에 젖은 동서 씨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아내 미금 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구리지역자활센터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다행히 그곳에서 동서 씨의 일자리를 소개받을 수 있었고 운명처럼 나무와의 인연도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동서 씨가 소개받은 경기 구리지역자활센터 조각나무사업단은 가구 및 소품 제작과 판매를 주로 하는 곳이었습니다. 더불어 원목 폐가구를 가공하여 새로운 가구 제품을 제작하는 친환경 사업도 맡고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목공과 인테리어 분야에서 쌓은 경력을 살릴 수 있게 된 동서 씨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자리였습니다.

“20년의 경력이 있었지만 사고 이후 경력이 단절되어 다시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다시 실력이 살아나더라고요. 정말 가구는 제 운명인가 봐요.”

그렇게 동서 씨는 탄탄한 경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아 구리지역자활센터의 공장장이 되었고, 다시 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습니다. 3년여의 근무 동안 장롱에서부터 작은 수납함까지 다양한 제품을 제작, 판매하며 다시 한 번 인테리어 창업을 꿈꾸게 되었다는 동서 씨. 불의의 사고로 멈춰야 했고, 잊어야 했던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한 동서 씨는 차근차근 창업을 설계해 나갔습니다. 다행히 제작공장은 구리지역자활센터 직원의 도움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업무용 차량이 없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차량은 무거운 원목 가구와 소품들을 배송하고 플리마켓과 같은 지역 판매 장터에 참여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더구나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선보이고 홍보를 해야 판매가 늘어날 텐데 차가 없으니 판매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다른 기적을 꿈꾸며

‘차만 생긴다면…’ 하며 아쉬움을 삼키길 여러 번, 동서 씨에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동서 씨의 창업 성공 가능성을 눈여겨보았던 구리지역자활센터 직원이 기프트카를 소개해준 겁니다. 구리지역자활센터 직원은 그토록 꿈꾸던 차량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창업 교육도 받을 수 있다며 기프트카 신청을 권유했습니다. 동서 씨는 그 길로 꼼꼼하게 신청서를 준비하면서 기프트카로 이루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그려보았습니다.

“기프트카가 생긴다면 언제, 어디서든 가구를 싣고 고객을 찾아갈 수 있으니 꿈만 같죠. 그동안 멀어서 참가하지 못했던 지역 곳곳의 플리마켓에도 참여할 수 있고요. 또 기프트카를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며 이동식 가구 상점으로 활용해볼까 해요.”

더욱 많은 고객이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상담을 거친 후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동서 씨. 이 모든 계획의 실행에는 기프트카가 중요한 발판이 되어줄 것입니다. 기프트카가 생긴다면 이동식 가구 상점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카탈로그나 명함을 통한 홍보도 벌일 계획입니다. 동서 씨는 기프트카를 통해 고객이 만족할 만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단골을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사고를 겪고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거라 좌절했지만, 부단한 노력 끝에 다시 발을 내딛기 시작한 동서 씨. 꿈에 다가서는 쉽지 않은 여정에 엔진이 되어줄 기프트카를 만나 앞으로 힘차게 세상을 누빌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더 큰 기적을 만들어나갈 동서 씨에게 여러분의 힘찬 격려와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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